
국가보훈처(처장 박삼득)는 ‘제74회 유엔의 날(10.24)’을 맞아 21일(월)부터 5박 6일간 미국, 영국 등 12개국 유엔참전용사와 가족 140명이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한을 통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큰 용기를 보여준 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고령의 생존 참전용사 등이 포함되어 있어 참전 당시를 회상하고, 생생한 기억을 가족과 후손에게 전할 예정이다.
유엔참전용사 및 가족들의 방한 주요 일정은 다음과 같다
22일(화)에 전쟁기념관 방문과 서울현충원 참배를 통해 전우들의 희생을 기리는 시간을 갖고,
23일(수)에 창덕궁을 관람하고 오후에 부산으로 이동한 뒤,
24일(목)에 부산광역시에서 주관하는 ‘제74회 유엔의 날 기념식 및 오찬행사’에 참석한다.
25일(금)에 파주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여 분단의 현실을 느끼고, 18:00부터 보훈처에서 마련하는 감사 만찬에 참석한다.
이날, 만찬 행사에는 주한 참전국 각 대사와 유엔군사령부 관계자 등이 참석하고, 이병구 보훈처 차장의 환영사와 ‘평화의 사도메달’ 수여의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이번에 방한하는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참전 스토리 및 초청 소감은 아래와 같다.
* 고든 페인(Gordon PAYNE, 영국) - “19세에 영국해병특공대원으로 장진호전투에 참전”
1949년, 17세의 나이로 해병대에 입대한 페인씨는 한국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부산에 도착했다. 이후 미 해병1사단에 배속된 그는 흥남에서 추석을 맞이하여 전우들과 함께 만찬을 즐기고 고토리로 향했다. 도착과 동시에 미 해병대가 장진호에서 중공군에서 포위되었다는 사실을 들었다. 페인씨의 부대는 미군과 함께 포위된 미 해병대를 돕기로 결정했다. 장진호에 도착해서는 미 공군의 기관총과 로켓 덕분에 제41해병독립특공대는 중공군을 성공적으로 밀어냈고, 미 해병대를 구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구출 속도는 더뎠다. 해가 지자 중공군은 다시 밀려들어왔다. 중공군을 향해 총을 쏘던 페인씨는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을 목격했다. 앞에 있던 미 해병이 얼굴에 총을 맞은 것이다. 그 장면을 본 순간 페인씨는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졌는지,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깨달았다고 한다. 다음날, 페인씨와 전우들은 강을 건너 걷기 시작했다. 날씨가 너무 추워 동상에 걸린 이들은 발가락을 절단하는 고통까지 감내야해 했다. 페인씨의 발가락도 붓기 시작했고 피부색도 검정색을 띄기 시작했다. 이후 페인씨는 미국 병원선으로 이송되었고 그 후 일본 병원에서 약 한달가량 지내며 치료를 받았다. 1951년 3월, 영국으로 돌아가 남은 치료를 받았다.
* 폴 버크(Paul Burke, 영국) - “소년병의 편지, 국가기록원에 기증”
6·25전쟁 당시 18세의 어린나이로 “제2차 후크고지 전투”에 참전했던 본인으로 “한국전쟁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끊임없이 떨어지는 포탄과 혹한의 추위와 굶주림이었죠. 재방한 프로그램은 함께 참전했던 전우들과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라고 재방한 소감을 밝혔다. 한편 그는 지난 7월 참전 당시에 자신이 쓴 편지를 국가기록원에 기증하기로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일레프테리오스 테오도소울리스(Eleftherios THEODOSOULIS)
마정산 전투에 참전했던 그리스 참전용사 일레프테리오스 시칸딜라키스(Eleftherios TSIKANDILAKIS)씨의 손자로 “할아버지께서 마정산 전투에서 치아가 부러지고 머리에 수많은 수류탄파편이 박히는 심각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싸우셨다고 들었는데, 할아버지와 같은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토대로 발전한 대한민국을 직접 방문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 커스틴 리그모어 알먼(Kerstin Rigmor ALMEN)
스웨덴 참전용사 부부(John E Almen & Rigmor Naslund)의 딸로, 어머니는 한국전쟁 당시 부산 스웨덴 적십자병원 약국에서 약 6개월 가량 근무했고, 아버지는 부산에서 소위로 1년 이상 근무했다. “한국전쟁은 나에게 매우 개인적인 사건이기도 합니다. 저의 부모님이 한국에서 만나셨기 때문이죠. 두 분은 스웨덴에서 같은 도시에서 살았지만 처음 만난 건 한국에서였어요. 부모님은 한국에서 약혼을 하고 스웨덴으로 돌아와 결혼했어요. 지금은 두 분 모두 돌아가셨지만 어린 시절 저와 제 여동생에게 들려주신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한국을 직접 방문해 부모님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참전용사 재방한은 지난 1975년부터 민간단체 주관으로 시작한 후 2010년 6·25전쟁 60주년 사업을 계기로 보훈처에서 주관하면서 공식적인 행사로 참전용사와 유가족을 초청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까지 3만 3천여 명의 유엔참전용사와 유가족이 한국을 다녀가는 등 ‘은혜를 잊지 않고 보답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이미지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