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2 대표팀에 소집된 수비수 이상민(21, V-바렌 나가사키)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낙마한 아픔을 자극제 삼아 내년 도쿄올림픽에는 반드시 출전하고 싶다는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이상민은 오는 11일(화성종합경기타운)과 14일(천안종합운동장)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 2연전을 앞두고 U-22 대표팀에 소집됐다. 올해 3월 AFC U-23 챔피언십 예선 이후 오랜만에 U-22 대표팀에 소집된 이상민은 8일 공식훈련을 앞둔 인터뷰에서 ‘간절함’을 내세웠다.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 소감에 대해 이상민은 “대표팀은 아무나 올 수 없는 자리임을 잘 안다.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우즈베키스탄과의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소집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왔다”고 밝혔다. 표정과 말투에서 진심이 묻어 나왔다.
이상민이 이토록 절실한 마음을 갖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울산현대고-숭실대를 졸업한 이상민은 2018년 우선 지명 선수로 울산현대에 입단했다. 이미 U-17 월드컵(2015년)과 U-20 월드컵(2017년)에서 모두 주장을 맡으며 유망주로 이름을 알린 이상민의 앞에는 탄탄대로가 놓여있는 듯했다. 그러나 울산의 쟁쟁한 선배들에 밀려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며 올해 초 일본 나가사키로 임대됐다. 경기 감각이 떨어지면서 아쉽게도 지난해 아시안게임 출전도 무산됐다.
당시를 회상한 이상민은 “당시에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는데 그런 경험을 처음 했다. 아시안게임 탈락이 많은 자극이 됐고, 선수로서 좋은 계기가 됐다. 올림픽만큼은 절대 안 놓치려 준비하고 있다. 간절한 마음으로 들어왔기에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한다”며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
다행히 그는 일본 무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으며 반전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이상민은 “일본에 가서 프로 데뷔를 했고, 일본 축구에 대해 적응을 마친 상태다. 한국과는 다른 일본의 패스 플레이, 수비수로서 공격수에 대처하는 법을 배웠다. 경기를 뛰면서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록 아시안게임에 나서진 못했지만 당시 대회를 준비하면서 김학범 감독의 축구를 경험한 것은 그에게 큰 재산이다. 그는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김학범 감독님과 함께 했기 때문에 스타일과 원하는 점을 잘 안다. 다른 선수들보다는 감독님과 많이 해봤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들어온 그에게 김 감독은 주장 완장을 맡기며 신뢰를 보냈다.
진지하던 이상민에게 ‘절친’ 정태욱과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자 그의 표정이 밝아졌다. 이상민은 “태욱이는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서 안 올 줄 알았는데 이번에 왔다. 같은 포지션이라 경쟁상대이기도 해서 농담 삼아 ‘안 와도 되지 않느냐. 욕심 부리냐’고 말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진지하게 임한다”고 했다.
이상민과 정태욱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 2년 전 U-20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잠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정태욱이 그라운드에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이상민이 재빠른 응급처치를 실시해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게 도와줬다. 1년여 만에 정태욱과 다시 대표팀에서 만나게 된 이상민은 “인공호흡 사건 이후로 내가 장난 삼아 갑질을 좀 하고 있다”며 웃은 뒤 “오랜만에 같이 들어와 기분이 좋다. 같이 열심히 잘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