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자가 흔들리면 선수들은 더 흔들린다.”
4일 오전 9시(이하 한국시간) 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의 친선경기가 열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의 뱅크오브아메리카스타디움은 완전한 축제 분위기였다. 지난여름 2019 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미국 여자대표팀은 ‘빅토리 투어’의 마지막 일정으로 한국과의 2연전을 준비했고, 1차전을 앞둔 경기장에서 화려한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선수 입장 때는 웅장한 음악에 맞춰 하늘로 수많은 폭죽이 쏴 올리기도 했다.
한국은 이에 주눅 들지 않고 준비한대로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경기를 펼쳤다. 오심으로 인한 첫 실점을 포함해 두 골을 내주며 0-2로 패하긴 했지만 FIFA 랭킹 1위의 강호를 상대로 선전했다. 경기 후 만난 황인선 감독대행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어줬다.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주문했는데, 그렇게 하려는 노력이 보여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투혼을 발휘한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총 30,071명이었다. 황인선 감독대행은 “선수 생활과 지도자 생활을 통틀어 가장 많은 관중이 온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한국여자축구의 환경에서는 생소한 모습인데다 미국의 축제 분위기까지 더해져 자칫 선수들의 심리적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황인선 감독대행은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다. 선수들은 지도자의 태도와 눈빛을 바로 알아차린다. 지도자가 흔들리면 선수들은 더 흔들린다.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아무렇지 않은 척 우리 것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지도자가 먼저 보여야 한다. 축제는 상대의 축제일뿐, 우리는 우리가 준비한 것을 실행하는 것에 집중했다”며 선수들의 심리적 위축을 막고자 노력한 것에 대해 설명했다.
지도자로서의 A매치 데뷔전에서 황인선 감독대행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한국여자축구의 희망이다. 그는 “여러모로 한국여자축구가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가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랐다. 조금만 더 노력하고 잘 가르치면 선수들이 충분히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잘 따라와줘 고맙다”고 밝혔다.
7일 시카고에서 열리는 2차전을 위해 보완해야할 점도 있다. 황인선 감독대행은 “준비한 것에 70퍼센트 정도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미들 지역의 밸런스를 잡는 부분에서 잘 맞지 않는 모습이 있었다. 세트플레이도 좀 더 다듬어야 한다. 미국은 세트플레이가 워낙 위협적이기 때문에 더 잘 준비해야 한다”며 2차전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펼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사진=탁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