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반전 추가시간 3분 김소은(구미스포츠토토)의 묵직한 중거리슛이 미국의 골문을 향해 위협적으로 날아가자 기자석에서 감탄이 터졌다. 공은 미국 골키퍼 애슐린 해리스의 정면으로 가 안겼지만, 한국의 0-2 패배가 확실해져가던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한 장면임에는 분명했다.
김소은은 4일 오전 9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의 뱅크오브아메리카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미국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후반 35분 교체 투입됐기 때문에 실제 뛴 시간은 추가시간을 포함해 14분 남짓이었지만 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의 막내 김소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경기가 됐다.
황인선 감독대행은 김소은에 대해 “원래부터 도전적이고 패기 있는 선수라 생각해 발탁했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여보여 기용했다. 데뷔전인데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슈팅까지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기특하다. 이번 경험이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앞으로 더 자신 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격려했다.
경기 직후 만난 김소은은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는 것만으로도 벅찬 표정이었다. 그는 “A매치 데뷔전이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큰데, FIFA 랭킹 1위 팀과의 경기를 뛰었다는 것까지 더해져 정말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추가시간의 중거리슛에 대해서는 “사이드로만 가면 골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 아쉽다. 하지만 데뷔전에서 슈팅을 기록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이 더 붙은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세계 최강 미국을 상대하면서도 주눅 들지 않고자 했던 것은 선배 지소연(첼시FC위민)의 한 마디 때문이었다. 김소은은 경기 당일 지소연의 인터뷰가 담긴 ‘인사이드캠’을 보고 울림을 느꼈다. 그는 “지소연 언니가 했던 말 중에 ‘나는 항상 유럽 선수들과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에서 강팀을 만났을 때 당황했는데 동생들은 오죽했겠느냐’는 말이 계속 생각났다. 교체로 투입되기 직전에도 그 생각이 났다”고 밝혔다.
경기장 한쪽에서 몸을 풀며 지소연의 플레이를 눈여겨 지켜본 것은 그 연장선이었다. 김소은은 “소연 언니도 나처럼 작은 키다. 소연 언니가 미국 선수들이랑 뛰는 걸 보는데 신체적으로 훨씬 큰 선수들과 경합하면서도 절대 밀리지 않고 오히려 장점이 더 많은 것처럼 보였다. 나도 언니만큼은 아니더라도 일단 부딪혀보자,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직접 몸으로 부딪혀보며 느낀 것은 가능성이다. 김소은은 “물론 미국이 경기 막바지에 베스트 멤버를 뺐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이전보다는 이런 강팀을 상대하는 것이 마냥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늘의 경험으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2차전(7일)에 출전하게 된다면 더 자신 있게 해보고 싶다”며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사진=탁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