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3리그 화성FC의 ‘위대한 도전’이 끝났다.
김학철 감독이 이끄는 화성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2019 KEB하나은행 FA CUP 4강 2차전에서 0-3으로 패했다. 앞서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1-0으로 기적 같은 승리를 따내며 모두의 주목을 받았던 화성은 2차전에서 수원에 뒤집기를 허용하며 1, 2차전 합계 1-3으로 결승행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 FA컵에서 화성이 가는 길은 ‘화제’ 그 자체였다. 안산그리너스, 경남FC 등 만만치 않은 팀들을 꺾고 K3리그 팀 최초로 FA컵 4강까지 올랐고, 4강 상대인 수원을 1차전에서 잡으며 K3리그의 만만치 않은 수준을 보여줬다. 문준호, 전보훈 등 과거 프로에서 뛰던 선수들이 많은 덕분에 다수의 언론이 화성의 일거수일투족을 조명했고 심지어는 수원과의 연봉 차이를 언급한 기사도 나왔다. 화성시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건 물론이었다.
내심 결승 진출을 꿈꿀 법도 했다. 화성은 경기 당일 비 예보에 맞춰 미리 그라운드에 물을 뿌리고 훈련에 임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학철 감독은 겸손했다. 그는 수원과의 4강 2차전을 앞두고 “감히 우리가 수원을 상대로 이길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지더라도 쉽게 지지 않겠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원정의 부담감과 폭우 때문이었을까? 화성은 잘 싸웠지만 골을 넣지 못하며 고전했고 후반 지나서는 체력적인 열세와 퇴장 변수까지 겹치며 힘든 경기를 했다. 결국 수원 캡틴 염기훈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1, 2차전 합계 1-3 패배였다.
아쉬운 한 판이었지만 김학철 감독은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그는 경기 종료 후 “좋은 꿈을 꾼 것 같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얇은 선수층에도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줬지만 여기까지인 것 같다. 열심히 뛰어줘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여기까지 올라온 것 자체만으로도 고맙다.”
화성과 혈전을 치른 수원의 이임생 감독은 “화성과 상대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수준이 정말 높았다. 1차전을 치르고 스스로 공부가 많이 됐다”고 했고, 염기훈도 “화성이 프로팀들을 이기고 여기까지 올라온 게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고 느꼈다”고 언급했다.
김학철 감독은 화성이 4강전에서 보여줬던 투지가 곧 K3리그의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K3리그는 선수, 지도자가 프로에 비해 (자질이) 부족하지만 꿈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많고, 그 안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도 많다. 우리가 이 자리에 온 게 K3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꿈을 잃지 않고 끝까지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K3리그는 사실 소외된 리그다. 열심히 준비하고 임해도 기사도 거의 없고, 관심도 덜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4강까지 온 게 선수들에게 희망이 되고 도전할 수 있는 힘이 됐으면 좋겠다.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갖고 있는 능력의 120%를 발휘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했다.
비록 결승 문턱에서 아쉽게 돌아서야 했지만, 화성이 4강전에서 보여줬던 감동의 스토리는 모두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K3리그를 대표해 위대한 도전에 나섰던 화성이 앞으로 어떤 행보로 꿈을 이어나가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