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캡틴 염기훈은 위기의 수원삼성을 살린 영웅이다.
수원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3리그 화성FC와의 2019 KEB하나은행 FA CUP 4강 2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앞서 화성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0-1 충격패를 당했던 수원은 홈에서 세 골을 넣으며 완벽한 뒤집기에 성공했다. 1, 2차전 합계 3-1 승리를 기록하며 결승 무대를 밟았다.
염기훈은 이 세 골의 주인공이다. 후반 14분 프리킥 상황에서 왼발로 감아 찬 슈팅이 그대로 화성의 골문을 관통하며 선제골을 기록했고 연장 후반 2분 오현규의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추가 득점을 터뜨렸다. 마지막에는 페널티킥을 차 넣으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 날 경기 출전으로 수원 소속 FA컵 최다 출전 기록(29경기)을 쓴 염기훈은 해트트릭까지 기록하며 위기의 수원을 구해냈다.
경기 후 염기훈은 “너무 힘든 경기였다”고 말했다. 1차전 0-1 패배는 염기훈을 포함한 수원 선수들에게 위기의식을 일깨운 한 판이었다. 그는 “화성이 프로팀을 꺾고 이 자리까지 올라온 게 운이 아닌 실력이라고 느꼈다. 물론 우리가 결승에 가서 정말 다행이다. 이 승리를 계기로 리그에서도 많은 승리를 거둬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수원 이임생 감독은 지난 1차전 패배 후 2차전 결과에 따라 사퇴할 수도 있다는 암시를 하기도 했다. 염기훈은 이에 대해 “감독님이 그런(사퇴 암시) 말씀을 한 걸 기사를 통해 봤고, 마음이 무거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2차전이 우리에게는 더 부담이 된 것 같다. 선수들이 리그를 준비할 때보다 개인적으로 더 몸 관리를 하는 등 준비를 많이 했다. 철저한 준비가 승리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염기훈은 경기장 안팎에서 주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공격의 활력을 불어넣는 등 엔진 역할을 충실히 했다. 때로는 구르고, 때로는 처절하게 뛰는 등 캡틴의 솔선수범 플레이에 다른 선수들도 이를 악물고 뛰었다. 이임생 감독은 “염기훈은 주장으로서 운동장에서 결과를 만드는 역할도 하지만 운동장 밖에서 후배들을 이끄는 역할을 너무 잘해주고 있다. 우리 팀에서는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고 언급했다.
염기훈은 “개인적으로 FA컵 우승을 거둬 자존심을 찾고 싶었다. 2010년에 수원에 입단한 후 지금은 그 때의 화려했던 멤버에 비해 많이 열악해졌지만 이번 FA컵으로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다. 우승하면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기에 우리가 열심히 해 우승하면 구단에서도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FA컵 우승으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와 팀이 더 강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짜릿한 뒤집기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지만 수원은 리그에서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지는 등 힘겨운 싸움 중이다. 환하게 웃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염기훈은 “현재 하위스플릿이고 FA컵에서도 팬들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였기에 환하게 웃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시즌 전 목표 중 하나가 FA컵 우승이었는데, 그 목표를 이뤄 환하게 웃고 싶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