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의 새로운 중앙수비 조합 심서연(인천현대제철)과 홍혜지(창녕WFC)가 내년 2월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의 전망을 밝혔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17일 저녁 7시 30분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9 EAFF E-1 챔피언십 여자부 3차전에서 후반 43분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1승 1무 1패를 거두며, 3승을 거둔 일본에 이어 2위, 준우승을 차지했다.
승리에 대한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아쉬움이 커지만 경기력 면에서는 앞으로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경기였다. 개개인의 기술이 좋고 패스플레이에 능한 일본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았고, 특히 수비 안정성이 향상된 모습이었다. 운이 좋지 않게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긴 했으나 필드 골을 내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심서연과 홍혜지는 그간 볼 수 없었던 중앙수비 조합이다. 심서연은 이번 대회를 통해 1년여 만에 여자대표팀에 복귀했고, 홍혜지는 그동안 다른 중앙수비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심서연과 홍혜지는 중국전과 일본전, 두 경기를 함께 치르며 페널티킥 한 골만을 내줬다. 심서연은 큰 목소리로 동료들을 독려하며 수비라인을 이끄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홍혜지는 좋은 피지컬을 바탕으로 세트플레이 시 공수 양면에서 활약했다.
홍혜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서연 언니와 맞춰볼 시간이 많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훈련 때나 밥 먹을 때나 서로 대화를 많이 하면서 맞춰갔다. 언니도 내 말을 잘 들어줬고, 언니가 경험이 많이 때문에 나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짧은 시간 맞춰본 것 치고는 호흡이 잘 맞은 것 같다”고 밝혔다.
수비에서 또한 눈에 띄는 점은 걷어내기에 급급하기보다 수비 진영에서도 침착하게 패스플레이를 이어가며 일본의 압박을 풀어나가는 모습이었다. 심서연과 홍혜지는 이것이 자신감이 높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심서연은 “감독님이 선수 개개인에게 ‘널 믿는다’, ‘네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선수들이 동기부여가 확실히 돼서 그게 경기장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며 여자대표팀의 살아난 분위기를 전했다.
홍혜지 역시 “전에는 자신감이 떨어져있다 보니 빨리 걷어내는 데만 집중했다. 지금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찾은 것 같다. 감독님이 훈련 때나 경기 중에도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넣어주려고 하신다. 충분히 잘할 수 있고 재능 있는 선수라고 말씀해주신다. 그래서 자신감 있게 하고 싶었던 플레이나 연습한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여자대표팀은 이제 내년 2월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준비에 돌입한다. 한국여자축구는 아직까지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적이 없다. 때문에 벨 감독은 지난 달 선수들과의 첫 미팅에서 “올림픽에 꼭 나가고 싶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E-1 챔피언십을 마친 후 벨 감독은 선수들에게 FFC프랑크푸르트 감독 시절의 분데스리가 우승 실패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스토리를 들려주며 “우리도 이것이 첫 걸음이다. 우리의 스토리가 이제 시작됐다”는 말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일본전 패배의 아쉬움은 두 중앙수비수들에게도 큰 자극이 됐다. 홍혜지는 “일본에 대한 열등감이 늘 있었는데 그래서 더 이기고 싶었다. 져서 너무 아쉽지만 이것을 발판 삼아서 올림픽 예선을 더 잘 준비할 것이다. 감독님이 원하는 플레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핸드볼 파울로 인해 누구보다 아쉬움이 큰 심서연은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으니 마음을 더 다잡아야 한다. 꼭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