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축구를 이끄는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배움의 열기가 부산을 데웠다.
16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2019 KFA 세미나가 열렸다. KFA가 한국축구의 한 해를 결산하며 지도자들의 철학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KFA의 2020년 정책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K리그1과 K리그2의 감독들을 포함해 C급 지도자부터 P급 지도자까지 아마추어와 프로를 아우르는 약 500명의 지도자가 참석해 홀을 가득 매웠다.
최영일 KFA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국축구는 올해 많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각급 연령별 대표팀의 성과가 눈에 띈다. 한국축구의 미래라 불리는 어린 선수들의 성장은 고무적이다. 좋은 선수를 발굴한 지도자 덕분이다. 이 자리를 통해 지도자들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긴 시간 동안 이어진 세미나였지만 배움의 열기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뜨거웠다. 첫 번째 강연자로는 2019 FIFA U-17 월드컵에서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낸 김정수 감독이 나서 월드컵 준비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김 감독은 선수 관리와 경기 준비를 체계화, 분업화한 덕분에 탄탄한 팀을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감독과 코치, 피지컬 코치, 매니저, 분석관, 의무트레이너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권한과 책임을 나눠가진 것이 힘을 발휘했다는 설명이었다.
다음으로는 2019 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에 TSG(기술분석)로 참가했던 허정재 KFA 전임지도자의 강연이 있었다. 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이 조별리그 탈락으로 아쉬움을 남긴 대회이지만, 실패에서도 배울 것이 있었다. 허정재 전임지도자는 프랑스전, 나이지리아전, 노르웨이전을 각각 돌아보며 공격과 수비에서 어떤 점이 잘됐고 잘되지 않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프랑스전에서는 세계수준과의 격차를 느끼기도 했지만, 노르웨이전을 통해서는 한국여자축구의 가능성을 보기도 했다.
오후 시간에는 조덕제 부산아이파크 감독의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김판곤 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과 최승범 KFA 교육팀장이 함께 했다. 조덕제 감독은 최근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를 통해 부산을 K리그2에서 K리그1으로 승격시킨 바 있다. 조 감독은 “선수들 모두 승격에 대한 부담감이 컸는데 심리적으로 잘 다독인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칭찬을 잘 하지 않는 조 감독이지만 선수들을 동기부여하기 위해 개인 면담에서 한 명, 한 명에게 칭찬과 격려를 했다고도 밝혔다.
이어서 오성환 KFA 전임 피지컬 코치가 2019 FIFA U-20 월드컵 체력 준비 과정에 대해 강연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끈 U-20 월드컵 준우승 쾌거에 피지컬 코치로 함께 했던 오 코치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체력 훈련을 주기화하고 선수들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던 것에 대해 설명했다. 프로와 아마추어 할 것 없이 많은 지도자들이 휴대폰을 통해 오 코치의 강연 자료를 촬영하며 배움의 열의를 보였다.
다음으로는 정정용 감독이 U-20 월드컵 준비과정 전체를 포괄하는 토크콘서트에 임했다. 서동원 KFA 기술발전 위원이 사회를 맡았고, 정재권 KFA 전력강화 위원, 이규준 KFA 미래전략 위원, 박동혁 아산무궁화FC 감독도 자리했다. 패널들의 질문을 중심으로 이뤄진 토크콘서트에서 정정용 감독은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느낀 것은 이들의 가능성을 지도자가 쉽게 단정 지으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각 선수들의 성향과 특성에 맞게 코칭 포인트를 달리하도록 노력할 것을 조언했다.
끝으로 강치돈 KFA 심판강사가 변경된 경기규칙에 대해 설명했다. 실질적으로 지도자들이 현장에서 바로 적용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집중도가 높았다. 지도자들은 휴대폰으로 촬영을 하고 옆 사람과 의견을 나누는 등 열띤 자세로 마지막까지 세미나에 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