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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클럽간 한일전, 패배가 익숙지 않은 절대 1강


여자축구클럽간의 한일전, 인천현대제철과 닛폰TV벨레자의 경기는 2019 FIFA/AFC 여자클럽챔피언십의 가장 관심 가는 경기였다.

지난 11일 WK리그 통합 7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인천현대제철, 나데시코리그에서 열다섯 번이나 우승을 차지한(5연패) 닛폰TV벨레자. 두 팀의 맞대결에서 어떤 경기가 펼쳐질지 기대됐다. 28일 저녁 7시 용인시민체육공원 주경기장에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상대로 수준 높은 경기가 펼쳐졌다.

많은 수는 아니었지만 이전보다 관중석이 더 들어찼고, 양 팀의 서포터즈도 자리했다. 인천현대제철 유스 클럽 소속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도 경기 내내 큰 목소리로 응원을 펼쳤다. 닛폰TV벨레자 쪽에서는 바다를 건너 날아온 열성 서포터의 응원이 눈에 띄었다. 단 한 명이었음에도.

결과적으로 인천현대제철은 0-2로 패했다. 후반 4분 리코 우에키, 후반 추가시간 5분 리카코 코바야시에게 골을 내줬다. 강력한 우승후보간의 맞대결이었던 만큼 이 경기의 결과가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데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었다. 때문에 경기를 마치고 경기장을 나서는 인천현대제철 선수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장슬기는 “인천현대제철이라는 자부심이 크기 때문에 더욱 지고 싶지 않았다. 인천현대제철은 지는 것에 익숙지 않은 팀이다. 그래서 더 아쉽다”고 말했다. 인천현대제철은 올해 WK리그에서 정규리그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무패로 우승을 달성했다. ‘절대 1강’으로 군림하던 인천현대제철이 진정한 적수를 만나 고전하면서 전에 없던 자극을 받게 된 것이다.

장슬기를 비롯해 대다수의 선수가 국가대표인 것으로 유명한 인천현대제철과 마찬가지로, 닛폰TV벨레자 역시 골을 넣은 리코와 리카코, 그외에 미나 타나카, 유이 하세가와 등 많은 일본 국가대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기량 면에서부터 서로에게 만만치 않은 적수가 될 것이 분명했다.

경기는 서로의 강한 전방압박 속에 팽팽하게 진행됐다. 중원에서 공을 뺏고 뺏기는 장면이 이어졌고, 치열한 점유율 싸움으로부터 공격이 시작됐다. 인천현대제철은 ‘브라질 듀오’ 비야와 따이스가 동시 출격했음에도 닛폰TV벨레자의 조직적인 수비에 막혀 공격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비야보다 머리 하나 작은 닛폰TV벨레자의 수비수들이 협력 수비로 비야를 꽁꽁 묶어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승리는 정교함에서 앞섰던 닛폰TV벨레자의 몫이었다. 세밀한 패스플레이와 세트플레이의 정확성이 골을 만들어냈다. 나가타 마사토 닛폰TV벨레자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 경기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인천현대제철의 첫 경기(멜버른빅토리전)를 보고 점유율을 높이려하는 면에서 우리와 스타일이 비슷한 팀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경기에서 우리가 공을 더 점유하면서 득점까지 하게 됐다.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정성천 인천현대제철 감독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지만 상대가 더 조직적으로 잘 움직였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면서 “일본 국가대표와 마찬가지로 닛폰TV벨레자도 비슷한 철학의 축구 패턴을 가지고 있다. 그 부분을 막기 위해 준비했지만 실질적으로 연습할 시간이 짧다보니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장슬기 역시 “일본의 강점이 원래 패스와 조직력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촘촘히 서서 잘 막아보고자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동안에는 이렇게 조직적으로 플레이하는 팀을 상대할 일이 드물어서 우리가 조금 당황했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2019 FIFA/AFC 여자클럽챔피언십은 처음으로 열리는 시범 대회다. 여자축구클럽간의 한일전이 열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회가 앞으로도 매년 지속된다면 인천현대제철은 WK리그 챔피언 자리를 수성해야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장슬기는 “오늘을 우리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 같다. 내년에도 이 대회가 열린다면 닛폰TV벨레자와 또 붙어보고 싶다”며 이날의 경기가 인천현대제철 선수들에게 하나의 계기가 됐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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