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의 눈이 유독 빛났다. 좋아하는 축구를 유럽의 코치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2019 농산어촌 유청소년 선진축구체험 Stage 2가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제천축구센터에서 진행됐다. 이 행사는 상대적으로 전문 축구 교육 기회가 적은 농산어촌 지역의 축구 꿈나무들에게 선진 축구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으로 지난 5월부터 해남군, 함양군, 영암군, 제천시에서 열린 Stage 1의 후속 단계다.
네 개 지역에서 열린 Stage 1 당시 지역 당 150명의 축구 유망주들이 참가했고, 이들 중 우수한 기량을 보인 25명의 선수들(네 개 지역 총합 100명)이 Stage 2에 나설 기회를 잡았다. KFA와의 업무 협약의 일환으로 네 명의 바이에른 뮌헨 유스 코치들이 이번 Stage 2의 메인 코치로 참가했다. Stage 2에서 우수한 기량을 보인 28명(지역 당 7명)의 선수들은 11월 말 독일 바이에른 뮌헨 현지에서 6박 8일 간 축구 연수(Stage 3)를 받을 예정이다.
Stage 2는 이틀에 걸쳐 기본기 위주의 실기 프로그램을 훈련하고, 마지막에 경기 능력을 테스트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총 100명의 참가자들은 초등부와 중등부 각각 4개 조로 분리돼 훈련을 받았다. 양발 드리블, 인사이드 킥과 아웃사이드 킥, 드리블 후 커트, 슈팅 등 해당 연령대에 꼭 필요한 기본기가 대부분이었다. 거의 모든 참가자가 엘리트 선수 경험이 없었지만, 모두가 두 눈을 빛내며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다.
2018년부터 바이에른 뮌헨 아시아프로그램 한중일 헤드코치로 일하고 있는 마티아스 브로자머 코치는 한국 유소년 선수들의 최대 장점을 ‘열정’이라고 했다. 그는 “가장 중요하게 꼽고 싶은 것은 선수들의 열정”이라면서 “축구를 좋아하고 순간을 즐기는 열정과 노력이 선수가 성공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덕분에 최근 유럽에서 성공하는 한국 선수들이 많이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티아스 코치는 스몰사이드게임을 포함해 축구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아이들이 최대한 많이 경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대2, 3대3, 4대4 등 스몰사이드게임과 4대2, 6대3 등 수적 열세에서의 상황을 많이 경험해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수전환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과정을 겪어볼 필요가 있다. 공수전환이 익숙해지면 볼에 대한 집착이 생기고 자연스레 개인기도 향상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한국 선수들은 코치에 대한 존경심이 워낙 투철해 경기장 안에서 자신의 모든 걸 보여주기 위한 자신감이 부족하기도 하다”면서 “스몰사이드 게임을 많이 해 축구에 대한 개인의 열정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생소한 독일 지도자와의 훈련이었지만 아이들의 만족도는 최상이었다. 제천 대제중학교 2학년 이호형 학생은 “독일 지도자로부터 축구를 배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축구를 배울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이들이 바이에른 뮌헨 코치라는 게 더 신기했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문준호 학생도 “독일 지도자들은 기초부터 계속 가르치는 느낌이다. 여기서 잘 배워 꼭 독일 연수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100명의 참가자 중 유일한 여자 꿈나무인 황지윤 학생(동명초 5학년)은 “축구를 정식으로 배워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독일 강사님들에게 축구를 배우는 게 좋은 경험이 되는 것 같다. (참가자 중) 혼자 여자지만, 여자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독일 바이에른 뮌헨 현지 연수인 Stage 3는 참가자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다. 누구나 잡기 어려운 기회이기에 아이들은 진심을 다해 훈련에 임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보였다. 이호형 학생은 “욕심은 좀 난다”고 했고, 황지윤 학생은 “독일에 정말 가고 싶은데, 나보다 훨씬 잘하는 사람이 많아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티아스 코치는 “축구 인프라적으로 특혜를 받지 못한 농산어촌의 아이들이 독일의 축구를 배울 수 있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일단 참가자들이 얼마나 축구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볼 것이며 축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게임 이해도를 중점으로 (Stage 3) 참가 선수를 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바이에른 뮌헨 유스 코치들은 같은 날 행복나눔 축구교실 축구클리닉에도 일일 강사로 나서며 아이들과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번 클리닉에는 서울 두날개지역아동센터, 대구 칠곡홈스쿨지역아동센터, 전남 목포국제기독학교, 영암 한샘지역아동센터 등 4개 교실에서 참가 학생과 인솔자 등 약 12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약 2시간 정도 바이에른 뮌헨 유스 코치들과 함께 땀 흘리며 교실에서 배웠던 것과는 또 다른 축구의 재미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