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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싸운 대전코레일 ‘우리의 축구는 멈추지 않는다’


‘우리의 축구는 멈추지 않는다.’

내셔널리그 대전코레일의 FA컵 돌풍이 우승 문턱에서 멈췄다. ‘FA컵 명가’ 수원삼성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경기를 지켜본 많은 팬들은 도전자의 당당한 패배에 진심어린 박수를 보냈다.

김승희 감독이 이끄는 코레일은 10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2019 KEB하나은행 FA CUP 결승 2차전에서 0-4로 대패해 준우승을 기록했다. 홈인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2차전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결국 현실의 벽을 절감하고야 말았다.

결승 2차전은 코레일이 유리한 상황이었다.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코레일은 2차전에서 득점 있는 무승부(1-1, 2-2 등)만 기록해도 원정다득점 원칙에 의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반면 수원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 물론 코레일이나 수원이나 우승을 위한 전제조건은 득점이었다. 이 때문에 코레일은 전반 시작부터 수원과 대등한 경기력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싸웠다. 전반 초반에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득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차전 당시에는 이관표가 골대를 맞추는 슈팅을 때리는 등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던 코레일. 2차전에서도 이와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0-1로 지고 있던 후반 9분 프리킥 상황에서 김정주가 올린 킥을 문전에 있던 여인혁이 골로 연결했지만 오프사이드 선언이 되며 노골 처리됐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여인혁의 ‘노골’ 이후 코레일의 경기력이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다. 앞서 몇 차례의 기회를 놓쳤던 코레일은 결정적인 득점 기회마저 놓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여기에 체력 저하까지 겹치면서 수원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시작했다.

수원은 이 틈을 타 맹공을 퍼부었다. 그리고 후반 23분 고승범, 후반 32분 김민우, 후반 40분 염기훈이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코레일을 4-0으로 완벽히 무너뜨렸다. 올 시즌 FA컵에서 울산현대, 강원FC, 상주상무 등 프로팀을 꺾고 올라오며 돌풍을 일으켰던 코레일이었기에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한 건 충분히 아쉬울 법 했다.

김승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결승까지 올라올 동안 많은 팬들이 힘을 주셨다. 결승전이라는 큰 무대에서 응원에 보답하고자 열심히 했지만 결과 성취를 못했다. 감독으로서 부족한 게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역량을 최선을 다해 발휘했다. 감독은 부족하고 실패했을지 모르겠지만 선수단은 훌륭히 맡은 역할을 잘했다”고 강조했다.

김승희 감독은 그동안 FA컵 경기를 치를 때마다 마음을 내려놓고 도전자의 자세로 겸손하게 임한다고 얘기해왔다. 과거 FA컵에서 결과에 신경 쓰느라 정작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쉬웠던 경험이 스스로에게 있었기에, 올해 FA컵은 오히려 마음을 놓고 임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좋은 결과도 얻었다.

그래서일까. 기자회견에서 패장의 소감을 말하는 김승희 감독의 말투에는 아쉬움보다는 홀가분함이 더 묻어나왔다. 무엇보다 결승이라는 무대에 올라온 것까지만 해도 코레일에겐 큰 성과다. 김승희 감독은 “여기에서 우리의 축구가 멈추는 게 아니다. (결승전에서 패하면서) 잠깐 서게 됐지만, 이것도 원래 우리가 가고자 했던 속도에 포함된 거라 생각하고 앞으로 더 힘을 내 명문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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