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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고승범, 수원 우승 이끈 영웅


FA컵 결승 2차전 시작 전만 해도 고승범(수원삼성)에게 기대를 거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고승범은 날아올랐고, 팀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수원삼성은 10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대전코레일과의 2019 KEB하나은행 FA CUP 결승 2차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앞서 대전에서 열린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수원은 2차전에서 무려 네 골을 몰아넣으며 FA컵 결승을 완벽한 승리로 장식했다.

고승범은 수원 승리의 주역이다. 그는 전반 15분 수원의 역습 상황에서 박형진의 패스를 이어받은 뒤 아크서클 부근에서 오른발 슈팅을 때려 팀에 선제골을 안겼다. 이어 후반 23분 기습적으로 때린 중거리 슈팅이 코레일의 골대를 맞고 라인 안쪽으로 떨어지면서 추가골 득점에 성공했다. 수원은 고승범의 두 골에 김민우, 염기훈의 골이 더해지면서 코레일을 4-0으로 꺾고 팀의 FA컵 통산 최다 우승(5회)을 달성했다. 최우수선수상(MVP)은 덤이다.

공교롭게도 고승범은 올 시즌 리그에서 8경기 출전에 그친 선수다. 리그에서는 8경기 출전 동안 단 한 골도 넣지 못했고 R리그에서는 8경기 출전해 1골 3도움을 기록했다. 그랬던 고승범이 올 시즌 가장 중요한 농사인 FA컵 결승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그는 “1차전 무승부로 비긴 상황에서 2차전을 준비하는데 부담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다 같이 뭉쳐서 열심히 준비해 이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뜻 깊은 우승이다”라고 말했다.

고승범은 2016년 수원에서 프로 데뷔 후 올해까지 FA컵 결승을 세 차례 경험했다. 2016년 수원 우승, 2018년 대구FC로 임대된 뒤의 우승 그리고 올해다. 2016년과 2018년에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채 뒤에서 우승의 기쁨을 맛봐야했지만 올해는 달랐다. 그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우승은 직접 뛰지 못했고 뒤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기뻤지만 항상 느끼는 게 많았다”면서 “마침 세 번째 우승과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준비한 만큼 보여줄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이임생 감독은 마침내 날개를 단 고승범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고승범은 이 날 경기에서 자신의 첫 번째 골을 터뜨린 뒤 이임생 감독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이임생 감독은 “고승범이 그동안 경기를 많이 출장하지 못하고 후보 선수로 있었기에 항상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했다. 이제는 베스트 멤버로서 우뚝 설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고승범도 “시즌 초반 기회를 잡지 못해 부담감도 있었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이 힘들었지만 감독님께서 노력하는 모습을 봐주시고 기용해주셔서 좋았다. 그런 의미에서 (골을 넣고) 감독님에게 달려간 것 같다”고 말했다.

고승범의 진짜 활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꽃미남 이미지였던 그는 머리를 짧게 깎고, 수염을 기르면서 외모뿐만 아니라 내면도 강한 선수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스스로 ‘강한 남자’가 된 고승범이 앞으로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모습에 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고승범은 “약해보이기 싫어서 외모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그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면서 “지난 두 시즌 동안 골이 없었는데 이 점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연구했다. 특히 슈팅에 대해서 연구를 많이 했는데 이전 경기에도 좋은 슈팅은 때렸지만 들어가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좋은 타이밍에 골이 들어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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